후쿠오카의 밤, 숯불 향에 이끌려

후쿠오카 텐진 남쪽, 와타나베도리(渡辺通) 골목에 자리한 すみ劇場 むさし坐(스미게키죠 무사시자). 이름을 풀어보면 ‘숯불 극장 무사시’라는 뜻인데, 실제로 가게 안에 들어서면 이름 그대로 거대한 화로(囲炉裏)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숯불 구이 퍼포먼스가 눈앞에 펼쳐진다.

가게 입구의 나무 간판 목조 외관에 걸린 むさし坐 간판. 일본 전통 이자카야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예약은 어렵고, 대기는 필수

사실 예약을 하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인기 맛집이 다 그렇듯, 예약이 금방 차버리는 곳이라 결국 무작정 가게 앞에 가서 대기를 걸었다. 약 25분 정도 기다린 끝에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가게 안에는 한국 손님이 꽤 많았고, 한국어를 약간 할 줄 아는 직원도 있어서 주문할 때 생각보다 수월했다. 후쿠오카가 부산에서 가깝다 보니 한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가게인 것 같다.


입구에서부터 시작되는 라이브 쇼

자리에 앉기 전,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카운터 앞의 거대한 숯불 화로다. 셰프가 빨갛게 달아오른 참숯 위에 생선과 새우를 꽂아 굽고 있는 모습은 그 자체로 하나의 공연이다.

셰프가 화로 앞에서 생선을 굽는 모습 커다란 생선과 새우가 숯불 위에서 천천히 익어간다. 뒤에 꽂혀 있는 대나무 꼬치들이 인상적.

화로 위의 해산물 꼬치들 붉은 숯불 주변으로 금목서어, 새우, 오징어 등이 빙 둘러 꽂혀 있다. 이것이 바로 ‘원시구이(原始焼き)’.

참숯(오크 숯)을 사용하는데, 원적외선 효과가 뛰어나고 열이 오래 유지되어 생선 속살까지 골고루 익히면서도 겉은 바삭하게 구워낸다고 한다.


먹은 것들

고마사바 (ごまさば) — 참깨 고등어 회

고마사바 하카타 명물 고마사바. 신선한 고등어 회에 참깨 소스, 김, 시소, 와사비가 올라가 있다.

후쿠오카에 왔으면 꼭 먹어봐야 하는 하카타 명물. 신선한 고등어를 간장과 참깨 양념에 버무린 요리인데, 고등어의 쫀득한 식감과 고소한 참깨 소스가 잘 어울린다. 김과 시소잎이 풍미를 더해준다.

소고기 꼬치 (牛串)

소고기 꼬치 두툼하게 썬 소고기 사이사이에 토마토와 피망이 끼워져 있다. 에다마메도 함께.

두툼하게 썬 소고기가 토마토, 피망과 번갈아 꽂혀 있다. 숯불에 구워져 겉은 살짝 캐러멜라이즈 되고, 안은 촉촉한 미디엄 정도의 굽기. 양념은 간장 베이스 타레로, 숯불 향과 잘 어울린다.

통생선 구이

통생선 숯불구이 통째로 구운 생선 위에 무채와 시소가 올려져 있다. 레몬을 짜서 먹으면 완벽.

이 가게의 시그니처라 할 수 있는 원시구이(原始焼き) 스타일의 통생선 구이. 화로에 꽂아 천천히 구워낸 생선은 껍질이 바삭하고, 살은 부드럽게 촉촉하다. 무채와 레몬을 곁들여 깔끔하게 먹을 수 있다.

닭꼬치 (焼き鳥)

닭꼬치와 가지 닭고기와 가지(나스)가 번갈아 꽂힌 꼬치. 겉면의 숯불 그릴 자국이 식욕을 돋운다.

닭고기와 가지(나스)가 번갈아 꽂힌 꼬치. 닭은 겉이 노릇하게 구워지면서도 안은 육즙이 살아 있고, 가지는 숯불에 구워져 부드럽게 녹는 식감이다. 소금구이(시오)로 먹었는데, 재료 본연의 맛이 잘 살아 있었다.

아게다시 두부 (揚げ出し豆腐)

아게다시 두부 바삭하게 튀긴 두부 위에 무즙, 김, 파가 올라가 있고, 다시 국물에 담겨 있다.

꼬치구이 사이사이에 입가심으로 시킨 아게다시 두부. 겉은 바삭, 속은 부드러운 두부가 따뜻한 다시 국물과 함께 나온다. 무즙의 시원한 맛과 파, 김의 풍미가 어우러져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준다.


총평

⭐ 4.2 / 5

  • : 숯불 화로에서 구워내는 꼬치와 생선의 퀄리티가 높다. 특히 통생선 원시구이가 인상적
  • 분위기: 거대한 화로를 중심으로 한 라이브 키친이 압도적. 활기 넘치는 이자카야 분위기
  • 서비스: 한국어 가능 직원이 있어 주문이 수월함. 한국 손님이 많아 어색하지 않음
  • 가격: 1인당 4,000~7,000엔 수준. 이자카야치고 비싸지도 저렴하지도 않은 적당한 가격대
  • 대기: 예약이 어려워 워크인 필수. 25분 정도 대기 각오해야 함

후쿠오카 텐진에서 저녁을 어디서 먹을지 고민된다면, 숯불 위에서 벌어지는 구이 퍼포먼스를 구경하면서 한 잔 하기에 딱 좋은 곳이다. 예약이 안 되더라도 일찍 가서 대기를 걸면 크게 오래 기다리지 않으니, 무작정 가보는 것도 방법이다.

すみ劇場 むさし坐 (스미게키죠 무사시자) 福岡県福岡市中央区渡辺通5-5-12 텐진미나미역에서 도보 3분 영업시간: 월~목 16:00–00:00 / 금·토·공휴일 15:00–00:00 / 일 15:00–23:00 전화: 092-791-4866 좌석: 80석 (카운터, 개인실 6~18명) 테이블 차지: ¥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