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케임브리지는 여름의 끝자락과 가을의 시작이 겹치는 시기였다. 날씨가 걷기에 딱 좋았고, 특별한 계획 없이 그냥 걸었다.
캠 강변을 따라
케임브리지에 오면 빠질 수 없는 게 캠 강(River Cam) 산책이다. 강을 따라 늘어선 고풍스러운 칼리지 건물들과 초록빛 잔디, 그리고 그 위를 천천히 미끄러지듯 지나가는 펀트(punt) 보트들.
강변에 앉아 펀팅하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잘 갔다. 능숙하게 장대를 다루는 사람도 있고, 빙글빙글 돌면서 웃음바다가 되는 팀도 있고. 그런 풍경을 멍하니 바라보는 게 이 도시만의 여유인 것 같다.
킹스 칼리지와 골목길
킹스 칼리지(King’s College) 앞을 지나며 고딕 양식의 채플을 올려다봤다. 매번 사진으로만 보던 건물을 직접 보니 규모에 압도되는 느낌이었다.
킹스 퍼레이드(King’s Parade)를 따라 걷다 보면 작은 서점과 카페들이 이어진다. 오래된 서점에 들어가 책장을 넘기는 것도, 카페에 앉아 커피 한 잔 마시는 것도 모두 좋았다.
수학의 다리와 뒷골목
퀸스 칼리지(Queens’ College) 근처의 수학의 다리(Mathematical Bridge)도 들렀다. 못을 쓰지 않고 지었다는 전설이 유명한 나무 다리인데, 실제로 보면 생각보다 아담하다.
관광 명소를 벗어나 뒷골목으로 들어가면 현지인들이 다니는 조용한 길이 나온다. 주택가 사이로 난 좁은 길을 걸으며 케임브리지의 일상적인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여유라는 이름의 하루
이번 케임브리지 방문에서 가장 좋았던 건 아무것도 서두르지 않은 것이다. 관광지를 체크리스트처럼 돌아다니는 대신, 마음에 드는 곳에서 오래 머물렀다. 강변 벤치에 앉아 있기도 하고, 잔디밭에 누워 하늘을 보기도 하고.
9월의 케임브리지는 관광 성수기가 살짝 지난 시점이라 사람도 적당하고, 날씨도 덥지 않아 걷기에 최적이었다.
여행 팁
- 런던에서 이동: King’s Cross역에서 기차로 약 50분, 편도 £15~25 수준
- 펀팅 체험: 강변에서 직접 대여(£25~30/시간) 또는 가이드 투어(£18~20/인) 가능
- 추천 시기: 5~9월이 날씨가 좋고, 특히 9월은 학기 시작 직전이라 비교적 한적함
- 산책 코스: 킹스 칼리지 → 캠 강변 → 수학의 다리 → The Backs 잔디밭을 추천
- 소요 시간: 반나절이면 주요 지역을 여유 있게 둘러볼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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